님, 잘 지내고 계시지요! 어제까지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함박눈을 본 것이 정말 오래되었다 느꼈는데 눈송이가 점점 굵어지더니 하얀 조각들이 모여 온 세상을 덮었어요. 한껏 높이 쌓인 눈 때문에 생기는 골치 아픈 불편함은 모두 마음 저 구석으로 미뤄두고 그저 한참을 바라봅니다. 눈 덮인 고요한 세상의 아름다운 모습을 마음 가득 담습니다. 어린 시절 눈을 보며 가슴 두근대는 그 어느 날의 마음이 되어 멍하니 서있었습니다. 또 시간이 아주 많이 흐른 어느 날 이렇게 함박눈이 쏟아지는 날에는 지금의 이 기억과 마음이 되살아나 멍하니 눈을 바라보고 있겠지요. 소중한 물건이 흠집이 생기지 않게 잘 보관하는 상자가 있듯, 오래 간직하고 싶은 마음과 소중한 순간이 시간에 흐려지지 않게 잘 보관해 둘 수 있는 가슴속 상자가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눈이 펑펑 내리는 날에는 마음과 시린 귀가 조금 따숩게 이어폰을 꽂고 Sam Ock의 음악을 들으면 좋습니다. 2011년 데뷔한 미국계 한국인 싱어송라이터인 그는 감미로운 음악으로 유튜브를 통해 보석 같은 여러 곡들을 사람들에게 전했는데요. Keep me warm은 어느 곡보다도 눈이 내린 요즘 듣기 좋은 곡입니다. 2020년 겨울 발표한 앨범 <Snowy>에 수록된 곡입니다. 함께 들어요. 겨울에는 뭐니 뭐니 해도 귀가 따듯해야 덜 추운 것 아시지요? :)
요즈음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취미로 루어낚시여행을 이따금씩 가고 있습니다. 낚시하는 모습을 볼 때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잡고 놀던 나무 낚시놀이가 생각이 나지요.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 어설프게 장난감을 잡고 놀던 손이 제대로 된 낚싯대로 물고기를 잡아올립니다.
아이가 아직 태어나기 전 나무를 잘라 하나씩 만들어 완성했던 나무 낚시놀이입니다. 오징어의 표정이 정말 귀엽습니다. 스크롤쏘(Scroll sow)라는 전동실톱을 이용해 그려둔 모양대로 오려서 완성하는 바다생물들. 그리고 실제처럼 릴을 돌리면 낚싯줄이 감겨올라오는 낚싯대까지 완성하고 잘 보관했다가 아이가 세 살이 되던 해부터 함께 즐겁게 가지고 놀았답니다. 지금도 가끔 즐기지요. 스크롤쏘로 아기자기한 나무 장난감과 소품, 퍼즐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쿠미키라 불리는데요. 일본의 목작가 오구로사부로라는 분이 널리 알려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 제작을 위해 다양하게 쓰인 방식이지만 어른들의 마음까지도 사로잡았지요. 나뭇조각으로 사부작사부작 귀엽고 아름다운 창작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는 작업입니다. 공방의 정규반 선생님 중에서도 작은 동물을 잘 만드시는 마법 같은 손을 가진 분이 계시지요. 나무로 만드는 과정과 결과물은 크기와 상관없이 언제나 따듯함과 오래도록 볼 수 있는 든든함을 가져다줍니다.
장난감은 아이들의 것이라고만 생각해오셨나요? 책을 펼치는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던 어른의 장난감을 위한 책입니다. 쿠미키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의 과학적인 접근으로 아기자기한 나무 장난감을 만들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는 책이지요. 오랫동안 가지고 있으면서 가끔씩 읽어보기만 해도 즐거워지는 책입니다. 공방에는 언제나 비치해두었습니다. 손으로 만들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분명 아끼는 책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작은 조각들의 변신이 고스란히 담긴 귀여운 책입니다.
저자 : Studio Tac Creative
출판 : 한스미디어
발행 : 2016.07.22
정규반 선생님의 쿠미키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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